돈에 대한 낯선 사색 : 어떤 시간을 살 것인가?  

우리는 주체적으로 살고 있는가?
남들이 집을 사면, 더 큰 TV를 사면, 해외여행을 가면, 혹은 고가의 백을 사면…
막연하게 부러워하고 과시적 소비를 따라가고 있지는 않은가? 

 

인간만이 타자의 독자적 존재방식을 인정한다.
따라서 사람을 대할 때와 동물이나 꽃 등의 식물, 물건을 대할 때 각각 태도가 다르다
인간과 동물의 본질적 차이는 ‘실존’이다.
즉, 인간만이 자신의 존재 자체를 문제 삼을 수 있는 존재이다.
인간의 존재 방식은 ‘세계 내 존재’이다. 의미 있는 ‘세계’속에 존재한다는 뜻이다.
의미 있는 세계란 연관된 세계이다. 무작위의, 무의미의 세계가 아니다.
즉, 인간은 가정과 직장, 친구, 동호회, 시장 등등 상황과 장소, 관계에 맞는 존재로 행동한다.  

 

‘존재와 시간’ 의 철학자 하이뎃거의 인간 존재애 대한 주장이다.
시간에 대한 하이뎃거의 고찰을 더 읽어보자. 

 

존재의 터는 시간이다. ‘초시간’은 신의 시간이고 ‘비시간’은 숫자의 시간이다.
우리가 ‘시간’이라 부르는 곳에 사물이 존재한다.
시간이 단순히 ‘지금’의 합이라는 것은 통속적 시간 개념이다
‘세계시간’은 인간 존재 방식의 근원에 근거한다.
인간은 과제, 가능성을 추구한다. 그저 무작위의 시간을 살지 않는다. 

 

예를 들어 ‘지금’이 ‘2016년 1월 4일 오전 10시 45분 17초’ 라고 해보자. 인간이 이 시각을 제대로 인식할 수 있을까? 오전 10시 45분 17초를 인식하는 동안 이미 시간은 흘러 18초, 19초, 20초 훌쩍 지나고 있지는 않을까? 따라서 인간이 ‘존재’하는 시간은 고정된 수많은 ‘지금’의 단순한 합은 아니다.
하이뎃거는 이것을 ‘시간성’ 혹은 ‘세계시간’ 이라 표현한다. 단순한 시간 안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시간, 다른 사건과의 관계 속에 존재한다는 뜻이다. 밥 먹을 시간, 공부할 시간, 운동하는 시간 등등 

 

인간은 주체적으로 살고 있는가?
아니다 ‘세상사람’의 규범으로 살고 있다. 사람들의, 당대의, 사회의 가치관, 규범 등을 따른다
인간은 홀로 독자적 시간 속에 사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자식으로, 부모로, 친구로, 직장상사 혹은 부하 직원으로, 사회에서 요구하는 평균으로, ‘남들과 같은 수준의’ 소비로 산다. 이유도 모른 채 일하고 돈을 모으고 전혀 의심 없이 산다. 사는 것 (生)과 사는 것 (賣)을 혼돈한다. 이런 ‘세계시간’ 안에서의 삶을 하이뎃거는 ‘비본래적 실존’ 이라 부른다.
이런 삶은 ‘격차’에 대한 심려에 사로잡혀 있고 남들의 평가를 걱정하고 비교의식을 낳는다.
그래서 하이뎃거는 인간존재의 근원을 ‘걱정 근심 심려’ (조르게) 라고 한다.. 

  

진짜 자신의 삶이 아닌 ‘비본래적 실존’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없을까? 

 

톨스토이의 소설 중 ‘이반 일리치의 죽음’이라는 작품이 있다. 이반 일리치는 성공한 변호사이지만 결혼생활은 권태스럽기만 하고 일상은 무료하다. 어느날 큰병에 걸려 죽음을 앞두고 의지와 상관없이 ‘권태스런 일상’을 벗어나게 되고 가족들의 무관심 속에 성공한 변호사로서의 자신의 삶이 결국 아무것도 아님을 깨닫는다는 내용이다.  

 

하이뎃거는 이 깨달음의 시간을 ‘본래적 실존’이라 부른다. 진정한 의미에서 인간만이 죽을 수 있다. 왜냐하면 인간만이 죽음을 생각하며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죽음은 가장 고유한 대리할 수 없는 가능성이며 무규정적이지만 가장 확실한 가능성이다. 언제든 갑자기 우리에게 올 수 있고 그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경이’와 함께 본래적 실존을 마주한다.
그래서 하이뎃거는 너무나 사소한 것, 의식하지 못하던 것과 마주하는 감정을 ‘놀람’과 구분하여 ‘경이’라고 부른다. 죽음을 앞두고 소중했던 것들이 전혀 무게가 없어지는 경험, 무시하고 사소하게 생각하던 것이 너무나 소중하게 느껴지는 역전의 경험이 바로 ‘경이’이다.
관계 안에서 사는 인간만이 비본래적 일상을 살고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인간만이 경이를 경험할 수 있다. 죽음이라는 매게가 없다면 본래적 실존은 불가능하다.
아침마다 스스로에게 ‘오늘 죽더라도 이 일이 할 만한 가치가 있는가?’ 묻곤 했다는 스티브 잡스도 ‘죽음’이라는 가정을 통해 ‘삶’의 에너지를 얻었을 것이다. 

 

첫번 째 질문
상상해 봅시다. 당신은 재무적으로 완전히 안정되어 있습니다. 지금과 앞으로의 모든 니즈를 해결할 수 있는 충분한 돈을 가지고 있다고 해볼까요? 그렇다면 당신은 어떤 삶을 사시겠습니까? 그 돈을 가지고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삶에서 어떤 것을 바꾸시겠습니까? 마음껏 표현해 보세요. 당신의 꿈을 가로 막지 말고, 당신이 생각하는 완전하고 풍요로운 삶을 한번 자세히 표현해 보세요
두번째 질문
이번에는 건강진단을 위해 의사를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의사가 당신에게 남은 삶이 이제 5년 내지 10년 밖에는 남지 않았다고 하는군요. 좋은 점은 그 순간이 올 때까지 굉장히 건강할 것이라는 사실이고, 나쁜 소식은 그때가 언제인지 사전에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남은 기간 동안 당신은 무엇을 하겠습니까? 현재의 삶을 바꾸겠습니까? 그렇다면 어떻게 바꾸겠습니까?
세번째 질문
이번에는 의사가 충격적인 소식을 들려줍니다. 당신에게 남은 시간은 이제 하루밖에는 없습니다. 이런 사실에 직면할 때 어떤 느낌이 생기는지 관찰해 보세요, 그리고 자시에게 물어보세요. 이루지 못한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하지 못해 후회스러운 것은 무엇입니까? 내가 챙겨 주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사람은 누구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