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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게시판

재무설계센터 칼럼 6

작성일
2017.02.20 15:03
조회
2,274

돈에 대한 낯선 사색 : 관점을 바꾸다

 

우선 물가 이야기를 먼저 꺼내려 합니다.
물가가 오르는게 좋을까요 떨어지는게 좋을까요
대부분 ‘그야 당연히 물가가 떨어지는 것이 좋지’ 답할 것입니다.
그럼 물가가 떨어진다고 가정해봅시다
1년 전 한 대에 100만원 하던 벽걸이 TV가 90만원이 되었다면
부부는 앉아서 고민합니다.
벽걸이 TV가 당장 꼭 필요한 건 아니니 1년 더 기다렸다가 80만원이 되면 사자
즉,  소비가 늘어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면 TV가 팔리지 않을 테니 재고량이 늘어나고 비정규직 일자리가 줄어들 것입니다.
일자리를 잃은 사람은 구매력이 없으므로 TV가 더 안팔리게 되는 악순환이 벌어지지 않을까요

 

소비위축—>고용,생산 위축—>구매력, 소득 저하—>소비위축

 

이렇게 되어 물가가 오르지 않거나 떨어지는 상태를 물가안정,
더 위축되면 불경기, 더 위축되면 불황, 그 보다 더 위축되면 공황이라고 부릅니다.
한마디로 돈이 돌지 않는 것입니다.
따라서 물가가 오르지 않는 것이 마냥 좋지만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물가가 오르는 게 좋을까요?
아까의 경우를 거꾸로 가정해 봅시다
이번에는 작년에 100만원이던 벽걸이 TV가 지금 110만원이 되었습니다.
부부는 이런 고민을 합니다.
벽걸이 TV가 당장 꼭 필요한 건 아니지만 한번은 바꾸어야 한다면 더 비싸지기 전에 구입하자
즉, 소비가 늘어납니다.
소비가 늘어나면 기업들은 더 많은 생산을 위해 고용을 할 것이고 그로 인해 소득이 발생된 근로자들은 또 소비여력, 소득이 늘어나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되어 경기가 좋아지는 상황을 활황이라고 부릅니다.
그렇지만 활황은 인플레이션을 가져오기가 쉽고 심해지면 ‘* 하이퍼 인플레이션’이라는 극단으로 치닫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돈의 가치가 휴지조각이 되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물가가 마냥 오르는 것도, 마냥 내리는 것도 좋지만은 않은 상황인 것이죠

 

그래서 정부는 돈의 양을 조절해서 경기부양을 도모하거나 지나친 경기과잉을 막기도 합니다.
세금정책이나 지급준비율 조정, 기준금리 변경 등이 대표적인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건의 값을 이렇게 돈으로 생각해보는 일반적입니다.
돈의 입장에서는 생각해볼 기회가 잘 없는 것이죠
거꾸로 생각해 봅시다 물건이 많아지면 가격이 내리듯이(싸진다)
돈이 많아지면 돈의 값이 떨어지지 않을까요?
우리는 칸트에게 한 수 배울 수 있습니다. 칸트는 오랜 세월 주인공이었던 사물, 현상을 ‘대상’(objet)으로, 주인에서 ‘손님’으로 바꾼 철학자입니다.
그 자리에 비로소 생각하는 주체를 가져다 놓았지요

 

사물을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식자에 의해 인식되는 것, 즉 대상으로 보는 사고방식의 변혁을 일컫는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인식에서 밑바탕에 놓여 있는 것이라는 의미에서
주체로 여겨졌던 사물을 객체로 보고
주체란 오히려 이 객체를 인식하는 자, 곧 인간 주관을 지칭함을 뜻한다.
이것은 주객의 전환이다.

 

현상들이란 바로 주관에 의해 표상된 것, 주관에 마주하여 서 있는 것
곧 대상이다.
이로써 종래 존재자라고 불리던 것은 이제 객체, 객관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존재의 세계는 주인 세계가 아니라 손님 세계인 것이다.
이것이 칸트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 곧 주객전도의 결과이다.

 

칸트 ‘순수이성 비판’ 백종현 번역 주석

 

돈의 양과 가치도 물건처럼 변하지 않을까요? 시중에 돈이 많아지면 돈값이 떨어지고 대신 물건값이 오르지 않을까요? (지면의 성격상 ‘화폐론자’에 대한 비판은 논외로 합니다)
시중에 돈의 양이 많아지는 대표적인 경우가 소득의 증가(고용), 대출증가(규제완화), 금리인하, 정부재정적자(복지확대), 감세 등입니다.
반대로 증세를 하거나 대출규제를 강화하거나, 금리를 높이면 시중에 돈의 양이 줄어들 것입니다.
즉, 돈의 양과 흐름을 통해 거꾸로 자산 가치의 흐름도 예측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투자에 관한 의사결정을 할 때 앞으로 돈이 많아질지 아닐지를 고려하는 것도 중요한 팁 중 하나입니다. (물론 한국처럼 대외의존도가 높은 나라에서는 환율 등 복잡한 문제를 함께 고려해야 할 필요성은 있습니다) 의사결정에 힌트가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어떤 경우 세상이 좀더 잘 보이기도 합니다.
저금리 고령화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게 우리삶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비하는 것이 보다 현명한 태도일 것입니다.

 

*하이퍼 인플레이션 :